우리는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 민스키 모델로 풀어본 비트코인, 그리고 인간 본성의 심리학

민스키 모델
202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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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비트코인과 민스키 모델, 그리고 인간 본성의 심리학을 통해 그 질문에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민스키의 금융 불안정성 가설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시장과 인간 심리를 꿰뚫는 통찰이다. 이 글은 민스키 모델의 핵심 개념과 각 단계별 심리 곡선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이를 현재의 비트코인 시장과 비교 분석하며, 우리가 투자자로서 무엇을 이해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제시한다.


나는 왜 민스키의 심리 곡선을 공부하게 되었는가?

우리는 매번 반복되는 자산 버블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버블은 왜 생기는가?’, ‘사람들은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에 대해 깊이 성찰해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에게 민스키는 단순한 경제학자가 아닙니다. 그는 인간 심리의 구조적 패턴을 금융 시스템 안에서 찾아낸 관찰자이자 철학자였습니다. 저는 민스키의 이론을 통해 단지 가격의 움직임이 아닌, 그 이면에 있는 인간의 기대와 공포, 탐욕과 자기기만의 드라마를 읽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하이먼 민스키의 심리 곡선을 설명하고, 그것이 왜 오늘날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인지, 특히 비트코인을 포함한 자산 시장에서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를 살펴보려는 시도입니다.


1. 하이먼 민스키의 금융 불안정성 가설 (Financial Instability Hypothesis)

하이먼 민스키는 “금융 시스템은 안정될수록 불안정성을 키운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Stability is destabilizing.”

즉, 시장이 안정되어 보일수록 투자자들은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결국 그 위험이 누적되어 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 과정을 신용 구조투자자 심리의 변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설명했습니다.


2. 민스키의 세 가지 금융 구조

금융 구조 설명 특징
헤지 금융 대출 원리금과 이자를 정상적으로 상환 가능 보수적, 안정적
투기 금융 이자만 상환 가능. 원금은 새로운 대출로 차환 레버리지 증가, 위험 확대
폰지 금융 이자조차 감당 못하고, 자산 가격 상승만 믿고 빚을 이어감 극단적 낙관, 붕괴 직전

이 세 구조는 단지 금융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심리 곡선’입니다. 자산 시장은 이 세 단계를 따라 흘러가며 결국 민스키 순간(Minsky Moment)을 맞게 됩니다.


3. 민스키의 심리 곡선 – 인간 감정의 경제적 패턴화

3-1. 안정기 – 신중함과 현실 인식

  • 대부분의 투자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합니다.
  • 기대 수익은 낮고,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합니다.
  • 시장은 ‘합리적’입니다. 버는 만큼 쓰고, 신용은 억제됩니다.
  • 이 시기는 ‘헤지 금융’ 단계로, 건전한 경제의 기반이 형성됩니다.

하지만 이 평온함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 민스키의 통찰입니다. 투자자들은 점차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하게 되고, 시장은 다음 단계로 옮겨갑니다.

3-2. 낙관기 – 과도한 확신과 탐욕의 싹

  • “이번엔 다르다”는 서사가 등장합니다.
  • 수익률은 상승하고, 신용은 확장되며, 투자자 수는 급증합니다.
  • 언론과 SNS는 성공 신화를 확대 재생산합니다.
  • 투자자들은 이자만 갚으며 위험을 키웁니다. ‘투기 금융’ 단계에 해당합니다.

여기서부터 사람들은 리스크를 통제 가능한 것으로 착각합니다. 투자는 계산이 아니라 감정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3-3. 도취기 – 집단적 광기의 시대

  • 시장 전체가 탐욕에 물듭니다. 자산 가격은 실체보다 높게 평가됩니다.
  • 투자자 대부분이 폰지 구조에 들어섭니다. “언젠가 누군가 더 비싸게 사겠지.”
  • 이 단계는 ‘폰지 금융’이며, 버블의 정점입니다.
  • 자신도 위험을 느끼면서도, ‘더 큰 바보’가 있으리라는 믿음이 우선합니다.

이 시점에서 대중은 뉴스와 SNS를 맹신하며, 자신의 판단을 외면합니다. 공포보다 탐욕이 강하고, 냉정한 목소리는 묻힙니다.

3-4. 민스키 순간(Minsky Moment) – 공포의 시작

  • 갑작스런 사건, 유동성 경색, 정책 변화 등으로 버블이 터집니다.
  •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것은 ‘스마트 머니’입니다.
  • 과잉 레버리지는 연쇄 붕괴를 일으킵니다.
  • 시장은 패닉에 빠지고, 투자자는 손절 혹은 청산됩니다.

여기서 진짜 본질은 드러납니다. 그동안 기대했던 수익은 허상이었으며, 시스템은 취약했고, 사람들은 그걸 모른 척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3-5. 붕괴 이후 – 후회의 시간

  • 대중은 반성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대는 살아납니다.
  • 일부는 교훈을 얻지만, 대부분은 다시 희망을 품습니다.
  • 새로운 기술, 테마, 자산이 부상하며 다음 사이클이 시작됩니다.

버블은 끝났지만, 사이클은 끝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본질이며, 인간 본성의 순환입니다.


4. 현재 비트코인은 민스키 곡선의 어디에 있는가?

비트코인은 지금 ‘도취’와 ‘민스키 순간’ 사이에 있다

  • 2020~2021년 비트코인 상승기는 ‘도취기’ 그 자체였습니다.
  • NFT, 밈코인, 메타버스 테마 등으로 광기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 이후 2022년 FTX 붕괴, 루나-UST 붕괴 등으로 급락하며 ‘민스키 순간’을 맞았습니다.

현재는 ‘붕괴 이후’에서 다시 ‘재도취’로 넘어가는 과도기

  • 기관과 ETF 자금이 들어오며 신뢰를 회복하고 있고,
  • AI와 결합된 블록체인, 웹3 서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 대중은 조심스럽지만 다시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이는 민스키 곡선의 ‘회복 후 재도취’ 초입일 수 있습니다.

민스키 단계 비트코인 주요 사건 예시
헤지 금융 초기 개발자와 기술 중심 커뮤니티
투기 금융 2017년 일반인 대량 진입, 거래소 폭증
폰지 금융 2021년 밈코인, NFT, 루나 폭등
민스키 순간 2022년 루나·FTX 붕괴, 암호화폐 전반 급락
붕괴 이후 2023~현재 ETF 승인, 규제 명확화, 제도권 자금 재진입

5. 왜 민스키 곡선은 투자자에게 중요한가?

 ‘시장보다 심리’를 읽어야 한다

  • 자산 가격의 흐름은 심리의 흐름입니다.
  • 민스키 곡선을 이해하면, 단기적 가격보다 중장기적 사이클을 읽을 수 있습니다.

 ‘언제 사야 하는가’를 알려준다

  • 민스키 곡선에서 가장 매력적인 진입 시점은 붕괴 직후, 공포의 바닥입니다.
  • 대부분이 무서워할 때가 가장 안전한 진입 타이밍입니다.

 ‘언제 빠져야 하는가’를 경고한다

  • 도취기에서 빠져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짜 투자입니다.
  • 스마트 머니는 늘 조용히 빠져나갑니다.

6. 민스키 곡선의 철학적 의미 – 인간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버블은 인간의 본질과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꿈꾸고, 남들보다 늦지 않기를 바라며, 위험은 무시하고 희망은 확대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반복하는 이유입니다.

  • 인간은 ‘희망’을 멈출 수 없습니다.
  • 시스템은 ‘기억’을 가지지 못합니다.
  • 우리는 ‘나는 아닐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삽니다.

버블은 자본주의의 단점이지만, 동시에 진화의 엔진이기도 합니다. 잘못된 자본은 사라지고, 핵심 기술은 살아남습니다. 닷컴 버블이 끝난 후 아마존과 구글이 살아남았듯, 오늘의 붕괴는 내일의 토양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 다음 버블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하이먼 민스키의 심리 곡선은 단순한 경제 모델이 아닙니다.
그 곡선의 굴곡은 수치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 불안, 그리고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드라마는 시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과거에도 수많은 거품을 보아왔습니다.
닷컴, 서브프라임, 암호화폐, AI,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기대가 태동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반복되는 그 한 마디.

“이번엔 다를 거야.”

그러나 반복되는 건 시장이 아니라 우리의 심리입니다.
버블은 외부에서 오지 않습니다. 우리 안의 기대와 탐욕, 그리고 두려움이 만들어냅니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이번엔 다를까?”가 아니라…

나는 그 안에서 어떻게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군중의 일부가 아니라 의식 있는 투자자가 됩니다.
민스키 곡선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사람.
탐욕이 들끓는 시장에서 물러날 수 있는 사람.

바로 당신이 그 사람일 수 있습니다.


버블은 다시 온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달라질 수 있다

앞으로도 비트코인, AI, ESG, 우주 산업 같은 테마는
거품을 만들고, 또 무너지고,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달라질 수 있다면,
그 반복은 더 이상 비극이 아닌 기회가 됩니다.

이 글에서 나눈 통찰은 단순한 정보가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이 투자라는 불확실한 여정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적 나침반이며,
어쩌면 당신이 가진 자산보다 더 강력한 무기입니다.


다음 버블이 올 때, 당신은?

  • 모두가 환호할 때 침묵할 수 있는가?

  • 모두가 탐욕에 물들 때 한 발 물러설 수 있는가?

  • 그리고 모두가 공포에 떨 때, 한 발 앞서 나아갈 수 있는가?

다음 사이클이 도래할 때,
당신은 더 이상 ‘더 큰 바보’가 아니라
더 깊은 통찰을 가진 투자자가 되길 바랍니다.


반복되는 실수를 멈추는 첫 걸음은, ‘패턴’을 자각하는 일입니다.
이 글이 당신의 투자 여정에 작지만 단단한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하이먼 민스키의 금융시장 사이클 모델

스마트 머니의 진입과 착각

시장의 정점에서는 투기적 광풍이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서사에 의해 유지되며, 이 서사는 비합리적인 고평가를 정당화합니다. 이 단계는 가장 높은 재무적 위험을 내포합니다.

기관투자자의 참여

자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며 가격 상승을 더욱 가속화합니다.

미디어 주목과 대중 참여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상승장을 “확정된 추세”로 규정합니다. 이로 인해 일반 대중이 투자에 대거 참여하게 됩니다.

초기 및 2차 하락

시장은 첫 번째 조정을 겪습니다(1차 하락). 이때는 일시적인 조정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실현되지 않으면, 더 깊고 급격한 2차 하락이 이어지고 공포가 확산됩니다.

항복 및 평균 회귀

공포가 지배하며 대규모 매도세가 발생합니다. 가격은 장기 평균 이하로 떨어지며 항복(Capitulation) 국면에 진입합니다. 이 시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투자 활동을 중단하거나 전환합니다.

민스키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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